세계의 물가와 화폐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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물가의 ‘상승 방식’은 79위지만 ‘수준’은 9위 ― 일본 물가를 두 가지 축으로 보기

물가와 화폐에 관한 세계 통계를 정기적으로 관측합니다

/ 읽을거리

‘물가가 올랐다’와 ‘물가가 비싸다’는 서로 다른 통계다

물가를 국제적으로 비교할 때는 성격이 다른 두 가지 지표가 있다. 하나는 전년과 비교해 얼마나 변했는지를 보여주는 상승률이고, 다른 하나는 기준에서 얼마나 떨어진 수준에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수다. 일본은 이 두 지표에서 전혀 다른 위치에 놓인다.

상승률에서는 193개국 중 79위

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일본이 2.74%다. 낮은 순서로 배열하면 193개국·지역 중 79위로, 중간보다 약간 높은 수준이다.

낮은 쪽은 이라크(-12.30%), 아프가니스탄(-6.60%), 케이맨 제도(-0.63%)로, 모두 전년보다 물가가 하락했다. 높은 쪽은 베네수엘라(254.95%), 아르헨티나(219.88%), 수단(138.81%)이다. 상위와 하위 사이에는 267포인트 이상의 차이가 있어, 이 지표는 ‘하나의 평균값’으로 설명할 수 있는 분포가 아니다.

경제 전체의 물가 움직임을 보여주는 GDP 디플레이터 상승률에서도 일본은 2.89%로 213개국·지역 중 70위다. 세계 수치인 3.91%를 밑돈다. 이 지표에서 높은 쪽은 짐바브웨(1,097.25%), 수단(243.91%), 아르헨티나(207.61%)로, 자릿수가 두 자리나 다르다.

상승률이라는 축으로 보면 일본은 세계적으로 안정된 편에 속한다.

수준에서는 192개국 중 9위

하지만 기준연도 이후의 물가 수준을 보여주는 소비자물가 수준 지수에서는 일본이 114.41로 192개국·지역 중 9위다. 여기서 1위는 나우루(100.18), 2위는 투발루(100.50), 3위는 케이맨 제도(102.94)로, 상위권은 모두 100 부근에 몰려 있다.

반대편 끝에는 남수단(41,280.74), 수단(38,796.56), 짐바브웨(11,076.60)가 있다. 기준연도 이후 물가가 실제로 400배 이상 오른 국가도 존재한다.

이 지표가 측정하는 것은 기준연도 이후의 누적적인 변화다. 일본이 9위에 있는 것은 오랜 기간 물가가 거의 움직이지 않았기 때문이지, ‘물가가 싼 나라’라는 뜻은 아니다. 상승률이 세계 중간 정도여도 누적으로 보면 세계에서 가장 변화가 적었던 국가 중 하나라는 위치에 놓인다.

1인당 GDP는 227개국 중 53위

물가를 이야기할 때 함께 살펴봐야 할 것이 소득 수준이다. 1인당 GDP(명목)는 35,703달러로 227개국·지역 중 53위다.

상위권은 리히텐슈타인(226,809달러), 룩셈부르크(158,733달러), 아일랜드(140,186달러)로, 일본의 4배에서 6배에 이른다. 하위권은 예멘(384달러), 아프가니스탄(448달러), 남수단(488달러)으로, 일본의 90분의 1 이하 수준이다.

명목 1인당 GDP는 환율 변동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. 물가가 거의 움직이지 않는 국가의 통화가 약해지면, 국내에서 체감하는 구매력이 변하지 않더라도 달러로 환산한 순위는 내려간다.

저축률은 178개국 중 35위

총저축률(GDP 대비)은 31.07%로 178개국·지역 중 35위다. 세계 수치인 26.19%를 웃돈다. 상위권은 카타르(57.42%), 수리남(50.34%), 쿠웨이트(48.80%)다. 하위권은 동티모르(-21.13%), 레바논(-12.70%), 팔라우(-12.70%)로, 마이너스는 국가 전체적으로 저축을 인출해 쓰고 있는 상태를 의미한다.

5개 지표를 나란히 놓고 보면

지표일본의 수치순위(모수)
소비자물가 수준(지수)114.419위(192·낮은 순)
총저축률(GDP 대비)31.07%35위(178)
1인당 GDP(명목)35,703달러53위(227)
GDP 디플레이터 상승률2.89%70위(213·낮은 순)
소비자물가 상승률2.74%79위(193·낮은 순)

상승률에서는 중간 정도이고, 누적 수준에서는 세계 최상위권이며, 소득에서는 53위다.

물가 관련 뉴스는 상승률로 보도되는 경우가 많다. 특정 연도의 상승률만 국제적으로 비교해서는 그 나라의 물가가 장기적으로 어떻게 움직여 왔는지 알 수 없다. 누적 수준과 소득을 함께 놓아야 비로소 그 나라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무엇을 느끼는지에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.

출처

수치는 각 지표의 최신 수록 연도를 기준으로 한다. 1인당 GDP만 2026년 추정치이며, 나머지는 2024년이다.